
싱가포르에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음식이 많다. 칠리크랩, 치킨라이스, 바쿠테 같은 음식들은 이미 한국에서도 꽤 알려져 있다. 그런데 현지인들에게 “진짜 전통적인 싱가포르 음식 하나만 꼽아봐”라고 물으면 의외로 자주 등장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아얌 부아 켈루악(Ayam Buah Keluak).
처음 이름을 들으면 무슨 음식인지 감이 전혀 안 온다. 실제로 맛도 처음 먹는 순간 꽤 충격적이다. 하지만 한번 빠지면 계속 생각나는 음식이라는 평가가 많다.
아얌 부아 켈루악은 간단히 말하면, 닭고기(Ayam)와 부아 켈루악(Buah Keluak)이라는 검은 열매를 함께 끓여 만든 스튜 스타일 음식이다. 문제는 이 “부아 켈루악”이라는 재료다.
처음 보면 검은 돌멩이나 숯덩이 같기도 하고 오래된 호두껍질같이 생겼다.
껍질 안에는 검고 진한 페이스트가 들어 있는데, 이걸 향신료와 섞어 닭고기와 오랫동안 끓인다.

맛 표현이 정말 어렵다. 이 음식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맛 설명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먹어본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초콜릿 같기도 하고, 트러플 같기도 하고, 흙향 같기도 하고, 발효된 된장 느낌도 있고 약간 커피 같은 쌉싸름함도 난다
솔직히 처음 먹으면 “어… 상한 건가?”싶은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묘하게 계속 먹게 된다. 특히 밥이랑 같이 먹으면 진한 소스 맛 때문에 중독성이 있다.

이 음식 아얌 부아 클루악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페라나칸(Peranakan) 문화 대표 음식 중 하나다.
페라나칸은 중국계 이민자, 말레이 문화가 섞여 만들어진 독특한 문화권이다. 그래서 음식도 굉장히 독특하다. 중국식 조리법에 말레이 향신료, 인도네시아 재료, 동남아 허브가 섞여 있다. 아얌 부아 켈루악은 그중에서도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요즘 싱가포르에서도 집에서 직접 만드는 경우는 줄고 전문 페라나칸 레스토랑에서 먹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들도 '제대로 하는 집 찾아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인 입맛에는? 흠... 아마도 은근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을 듯. 의외로 한국인 입맛이랑 완전히 멀지는 않다.
약간 발효된 깊은 맛이 있어서 된장찌개 좋아하는 사람, 청국장 좋아하는 사람, 흑임자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 (=즉, 으른 입맛을 가진자)들은 꽤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향신료나 독특한 풍미를 싫어하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음식으로 좀 명한 유식당은 가보을면 Candlenut이나 Restaurant PeraMakan @ Owen Road 이런데가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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