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외국 현지 음식 이야기 (Local Plates)

나만의 조합으로 즐기는 용타푸 한 그릇

Selenapark 2025. 8. 22. 09:25

 
 
싱가포르 호커센터나 푸드코트에 가면 꼭 있는 음식중에 '용타푸(Yong Tau Foo)'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오기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던 음식인지라 뭔지 참 궁금했는데요, 시도해보고 싶어도 처음에는 어떻게 먹는지를 몰라서 망설이다가 몇주가 지난 뒤에야 먹어봤습니다. 
 
 
용타푸(용따푸, Yong Tau Foo, 酿豆腐)”라는 음식 이름은 중국 광둥·하카(客家, Hakka) 문화권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름을 풀어보면 이렇게 됩니다:

  • 용/酿 (Niàng, Yong) → “채우다, 속을 넣다, 발효시키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입니다. 음식 이름에서는 주로 재료 속에 소를 넣어 만든 요리라는 의미로 쓰여요.
  • 두부/豆腐 (Tau Foo, Tofu) → 우리가 아는 두부를 뜻합니다.

즉, Yong Tau Foo는 본래 “두부에 속을 채운 요리”라는 뜻이에요.
 

하카 사람들이 두부 속을 파내어 다진 고기나 생선살을 채운 뒤 조리한 음식이 그 기원이고, 이 전통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전해지면서 국물이나 소스에 넣어 먹는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어요.
오늘날 싱가포르의 용따푸는 단순히 두부뿐 아니라, 어묵, 가지, 고추, 버섯, 오이 같은 다양한 채소나 재료에 속을 채운 것을 포함해 **“맑은 국물에 넣어 먹는 어묵·채소·두부류 요리”**를 통칭하는 이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일상 서민 음식 용타푸
싱가포르의 서민 일상 음식 용타푸, 여긴 티옹바루 용타푸 (photo: eatbook)

 

어떻게 먹을까?

싱가포르의 푸드코트나 호커센터에 가면 용타푸 코너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생겼고, 생긴것만 봐서는 마라샹궈나 마라탕집의 재료 배치와 비슷합니다. 보통은 '6개 골라서 얼마' 하는 식으로 기본이 있는데, 그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담다 보면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어서 좀 더 담게 되더라구요. 기본보다 추가될 때 한 개당 얼마의 추가요금을 받는데 비싸지 않습니다.
 
 
1. (빈 그릇 하나와 집게를 들고) 진열된 재료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집어 담습니다. (두부, 어묵, 채소, 심지어 국수까지!)
 
2. 국물에 넣어 담백하게 즐길지,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 먹을지 선택합니다.
Soup or Dry?라고 물어보면, 취향에 따라 대답하면 됩니다. Soup인 경우는 기본이 맑은 국물인데, 가게별로 커리국물이나 톰얌국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바꾸는데는 약간 요금 추가이지만 비싸지 않아서 취향대로 바꿔 주문해도 됩니다. 
 
3. 또 물어봅니다. Noodle? Rice?
국수는 보통 세종류가 있는데 고르라고 합니다. 저는 제일 얇은 비훈을 추천해요. 사람들은 보통 국수와 함께 제일 많이 먹는 것 같고, soup으로 해서 밥이랑 먹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면 탄수화물 없이 그냥 먹기도 합니다. 
 
4. 고른 재료를 데쳐서 요리해주면 음식 받는 쪽에 비치된 토핑 재료와 찍어먹는 소스를 갖고 와서 먹으면 됩니다.
용타푸에는 늘 두 가지 소스가 함께 나옵니다.

 

하나는 매콤·새콤·달콤이 조화를 이룬 칠리 소스. 어묵이나 튀긴 재료를 찍어 먹으면 맛이 확 살아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발효 콩 소스(Taucheo, 豆酱)**로,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깊은 맛이 담백한 두부나 채소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다른 재료보다 살짝 비싸지만 용타푸에 칼로리를 더해주는 튀긴 어묵, 야채 종류들
1 pc에 1불. 다른 재료보다 살짝 비싸지만 용타푸에 칼로리를 더해주는 튀긴 어묵, 야채 종류들

 

어제 회사 근처의 한 용타푸집. 2025년 8월 버전이니 5피스+면에 $4.80 쌉니다. 
(물론, 야채를 더 먹겠다고 2피스 더 넣어서 튀김 하나 추가해서 $7.20으로 주문하고 결국 남겼어요 ㅠㅠ)

 

담다 보니 욕심부려서 한 그릇 가득. 결국 아래 깔려있는 면은 다 남겼네요
면은 두꺼는 퀘이티아오 면으로 했지만, 항상 가장 얇은 면인 비훈으로 했을 때가 제일 나은 것 같아요.
이 비주얼 자체로는 맛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담백해서 가끔 손이 갑니다.

 

왜 사랑받을까?

용타푸는 누구나 자기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가볍게 먹고 싶을 때는 채소 위주로, 든든하게 먹고 싶을 때는 어묵과 국수 위주로 담으면 됩니다. 국물도 깔끔하고 담백해서 기름진 음식이 부담스러울 때 훌륭한 선택이에요. 그리고 해장으로도 꽤 좋습니다. 
 
저도 속이 별로 안좋아서 가벼운 식사를 하고 싶거나, 몸이 쳐지는데 따뜻한 국물과 야채를 많이 먹고 싶을 때에는 일부러 용타푸 가게를 찾아갑니다. 가서 채소를 4~5가지 담고, 단백질을 한가지, 가벼운 비훈 면을 골라서 먹으면 무척 가볍고 좋아요.
 
또한 한 접시에 여러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영양 밸런스가 좋고, 채식이나 할랄 등 식사 제한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인 입맛에도 거슬리는 면이 전혀 없어서 진입장벽도 아주 낮습니다. 
 
용타푸는 솔직히 요리 자체가 아주 맛있거나 고급 요리는 아닙니다. 그치만 취향이나 식성을 반영해서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인것 같아요. 
 

튀긴 드라이 용타푸 - 반칙, 맛있음!

몇몇 드라이 용타푸 집은 정말 맛있는데, 앞에서 말한 용타푸의 특징(건강하다, 칼로리가 낮다, 밸런스가 맞다) 이런 거 반대인 반칙 용타푸예요.
 
<Fu Lin 용타푸>  완전히 딥프라이 해서 바삭바삭한 위에 걸쭉한 그래비소스 좌르륵 부어서 먹는 용타푸인데 거의 하루 필요 칼로리 절반이상 될거같은 비쥬얼인데 먹어보면 또 그게 그렇게 맛있긴 합니다. Fu Lin은 여기저기 지점이 있어서 가까운데 찾아서 드셔보세요.

싱가포르의 튀긴 드라이 용타푸 Fu Lin
싱가포르의 튀긴 드라이 용타푸 Fu Lin

 
래플스 쪽에 있는 < 109 Teochew Yong Tau Foo>도 맛있습니다. 직장인 동네라 점심에 가면 줄이 긴 편인데 그래도 기다려서 먹어볼 가치가 있는 듯해요.